나 오늘 좋아하는 애를 죽였어.
걔가 미래에 죽여달라고 부탁했거든.
나한테 부탁한 건 아니지만… 어쩌겠어? 좋아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다고.
나는 짝사랑하는 입장이야. 사랑에 관해서는 절대적인 약자였단 말이야.
* * *
마수와 인간의 전쟁이 수백 년간 이어질 때,
줄리아가 짝사랑하던 소년 체이스는 인간을 승리로 이끌어줄 '예언의 용사'로 선택받고 마을을 떠난다.
어느 날, 돌연 마을에 나타난 체이스는 연인 이사벨라에게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죽으면 과거로 돌아오며, 이 세상에서 마수를 모조리 없애버리기 전까지 절대 죽을 수 없다는.
체이스의 이야기를 훔쳐 들은 줄리아는 갑자기 마을에 쳐들어온 마수에게 살해당하고,
어찌 된 일인지 열두 살 때로 회귀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