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악연인지 인연인지

저주에 걸려 성기사 헬리오스 데페르트와 밤을 같이 보내야만 살 수 있는 몸이 됐다.
하지만 치명적인 벽이 있었으니.
첫째, 그녀는 그와 사이가 좋지 않다.
둘째, 그는 그녀를 몹시 싫어한다.
셋째, 그녀도 그를 매우 싫어한다.
넷째, 그는 쓰레기다.
엔야는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구하려 했지만 정작 그는 침착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은근한 열기까지 묻어나는 눈으로 저를 바라봤다.
“괴로울 바에야 하는 게 낫지.”
“……뭐?”
“입부터 맞출까, 마탑주.”
순간 엔야의 머릿속을 친 생각은 하나였다.
저게 드디어 미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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