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니야. 이건 아닌 거 같아…….’
다온은 첫 관계를 앞두고 충격에 휩싸인다.
남자친구의 그것이 너무 보잘것없는 크기였기 때문이다.
지금껏 꿈꿔 왔던 로맨틱한 환상이 와장창 부서지는 건 금방이었다.
이별을 고하고 절망감에 빠져 지내던 것도 잠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오빠 친구의 하체가 눈에 들어온다.
“……!”
오른쪽 허벅지 위로 선명히 드러난 길고 두툼한 윤곽.
제 이상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모양새에
다온의 심장은 두근두근, 정상 범위를 벗어나 솟구쳤다.
사랑은 사소함 속에서 피어나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균열이 시작된다.
“그 새끼 거기가 작은 게 나랑 키스한 거랑 무슨 상관인데.”
“오빠는 크잖아!”
“네가 어떻게 알아.”
“내가 봤어!”
……씨발.
“그러게 잘 좀 숨겨 놓지 그랬어…….”
다온은 홀가분해진 얼굴로 우현의 얼굴을 슬쩍슬쩍 훔쳐보았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앙큼하게 웃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랑 한 번만 자자.”
……재밌다, 진짜.
“구질구질하게 안 할게. 딱 한 번만 자 주면, 나 평생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