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종 교배

특이한 외모 때문에 조롱받아야 했던 비비안은 양부인 백작의 명령으로 공작가의 시녀가 된다. “비비안 디 사벨리라고 합니다. 공자님을 보필하게 되어서 너무나 영광이에요.” “사벨리, 라…….” “…….” “재밌네.” 그녀처럼 흰 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남자. 앞으로 그녀가 주인으로 모셔야 할 모데나 공자였다. * * * “그렇게 바닥만 보면서 어떻게 시중을 들겠다는 건지…….” 커다란 손이 그녀의 턱 아래로 들어와 꽉 잡았다. 그에게 이끌려 고개를 들어 올리자 또 숨이 막힐 것 같은 시선이 쏟아졌다. 깊어진 붉은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은 것만 같았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집중해야지.” 그는 그녀의 얼굴을 단단히 잡은 채 놓지 않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다리를 활짝 벌리면서 잡고 있는 작은 얼굴을 살짝 당겼다. “전신을 시중들라고 했잖니.” 그는 정액 범벅이 된 작은 얼굴을 꽉 쥔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뿌연 정액으로 눈썹과 속눈썹의 경계가 희미해져 희기만 한 얼굴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붉은 입술을 연신 문지르던 그가 말을 툭 내뱉었다. “공작에 걸맞은 목욕 시중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니? 앞으론 계속 이렇게 하렴.” 다정히 떨어지는 명령에 비비안은 눈을 뜨지도 못한 채로 느리게 대답했다. “……네, 공자님.” “그래, 예쁘다.” 칭찬하듯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그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눈처럼 새하얗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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