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피폐물 배드엔딩 소설 <피에 젖은 달> 속에 들어와 버렸다.
그저 원작 남주의 절절함이 좋아서 끝까지 읽은 것뿐인데,
“오늘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굶는다.”
왜 하필 많고 많은 인물 중에 엑스트라 노예였어야 했을까?
*
“으으….”
노예로 탈출할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쇠사슬에 묶인 남주를 만나게 되는데, 아무리 피폐물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처참한 모습이라고는 안 했잖아.
“…아프겠다.”
제대로 된 행복을 누려 보지도 못하고 어려서부터 타고난 힘으로 고통만 받다가 사랑도 끝내 이루지 못하는 남자.
아직 여주를 만나기도 전인 그가 너무 안쓰럽기만 하다.
그래서 약초도 주고, 물도 떠다 주었다.
“내가 이 쇠사슬을 풀 수 있으면.”
“뭐…? 쿨럭!”
직접 씹어뱉은 약초를 그의 입술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의 턱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는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괴물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란 그가 ‘아프겠다’라는 걱정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음을, 그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