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울타리를 넘지 마시오

※ 주의사항: 이 작품은 강압적이고 가학적인 장면 및 가스라이팅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는 빗물이라는 이름을 받기 전부터 시작된다. “돌아오면 내게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했잖아.” 이름조차 없이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살아온 여자, 브로케. 그리고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이복 언니, 로테. 더 나은 삶을 살겠다며 홀연히 떠나간 로테는 그녀의 바람에도 끔찍한 시체가 되어 돌아오고……. 언니의 시체에서 발견한 목걸이를 품 안으로 감춘 채, 비가 세차게 내리는 어느 날 밤. 젊은 여자를 원하는 덴스트리움 백작에게 팔려 결국 백작가의 울타리를 넘는다. “쳐다보지 마. 같잖은 동정도 하지 마. 네가 대신이 될 거 아니면.” 어디로 가는지, 왜 데려가는 것인지. 언니의 죽음에서 헤어나오기도 전에 브로케는 또 다른 지옥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 두려운 삶에서, 하루하루 말라가는 삶에서 도망치고 싶다. 결국 찢어진 옷을 아무렇게나 몸에 걸친 채 있는 힘껏 도망치는 브로케. 백작에게 불려갈 때마다 남몰래 알아낸 인적 드문 뒷문을 마치 구원이라도 되는 양 찾아가고, 그곳에서 자신을 백작가의 기사라고 말하는 아이온과 마주치게 되는데……. “브로케 어때? 빗물이라는 뜻이야. 우리가 처음 만난 이날처럼.” 절망의 구렁텅이 끝에서 손을 내미는 남자. 비천한 이를 경멸하는 대신 상냥하게 웃어주는 남자. 그리고… 그토록 바랐던 이름을 내어준 남자. ‘이름을 준다는 것은 세상을 준다는 의미잖아.’ 그는 죽은 이복 언니를 대신해 새로운 희망이, 아니 세상이 되고야 만다. “여기서 기다릴래요. 아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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