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던 공작의 딸이 돌아왔다.
어느 보육원에서 형편없는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던 아이의 출생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모두가 그녀를 반겼고, 따듯한 환대가 기다렸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나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이 자리는, 내 것이 아니었으므로.
* * *
“네가 내가 되어서…… 내 몫까지 살아 줘.”
그 말을 남기고 죽은 내 친구는, 내가 사는 보육원의 공주님이었다.
그러나 몸이 약했던 그 애는 한파가 유달리 심했던 겨울을 이기지 못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 애가 내게 전한 것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
나는 그 애의 유품을 들고 한 남자를 찾아갔다.
내 친구의 아버지이자, 딸을 잃어버린 이 나라의 유일 공작.
“제가 공작님의 딸이에요.”
해 본 적 없던 거짓말을 처음으로 입에 올렸다.
사실이 밝혀지고 악녀로 매도당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 애가 원했던 것을 이루어 줄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