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우로

흰 뱀,
북서쪽 혼돈의 요신(妖神).
백야(白夜)……
실로 위험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법이었다.
선명한 유황색 눈동자, 흐트러지듯 섬세하게 흐르는 흰빛 머리카락.
붉은 만월의 귀걸이가 미끈한 쇄골에 닿는다.
그는 진저리쳐지게 아름다웠다.
마치 최고의 장인이 가장 사악한 요괴에게 혼을 팔아 혼신을 다해 만들어낸 조각품처럼.
그렇게 아름다웠다.
그러나, 동시에……
잔악했다.
어느 날, 세상의 한 축을 틀어쥐고 느른히 산 것을 내려다보던 그 북서쪽 흰 뱀에게
작은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우로이옵니다.”
끔찍하게 맛있는 냄새가 난다, 먹잇감이 내는 냄새였다.
“내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어?”
그가 제 긴 손톱을 흘려 보며 교태스럽게 묻는다.
우로는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뭐 어쨌든 그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간에, 그의 뱃속에 들어가면 전부 상관없어질 얘기였다.
우로는 마음 굳게 먹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모르는 게 약이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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