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을 원한다고.”
태환의 싸늘한 음성이 공허한 공간으로 흩뿌려졌다.
“네 부모를 내쫓아준 대가가 이혼 요구라니.”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어요.”
순순히 놓아주리라 생각한 것과 다르게 태환은 조금 전보다 더 찡그린 얼굴을 했다.
“고작 그따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거야?”
“고작이라뇨.”
강재 그룹 회장 취임식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모든 이를 속여야 하는 부부의 아주 완벽한 연기가 시작된다.
“아직 넌 내 소유고.”
늘 싸늘하다고만 생각했던 태환의 눈동자에 열기가 어렸다.
“난 지금까지 내 것을 누군가에게 뺏겨본 적도 없고.”
태환은 여유롭게 얼굴에 미소를 걸었다.
“그러니 채아린. 네 본분을 다해.”
그의 집착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서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