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아폴론의 심장

4년. 죽은 줄 알았고, 그랬다고 믿었던 여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지금 찾는 ‘진혜연’이 누구야?” 태준은 대답 대신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혹시 ‘그 여자’야? 4년 전에 죽었다는?” 태준은 노려보듯 재원을 바라보았다. “……그 여자에 대해 어떻게 알지?” “할아버지께서 직접 알아보신 거야.” “회장님이 직접 알아보셨다고?” 재원은 순순히 이실직고했다. 담배를 입에 문 태준의 입매가 뒤틀렸다. 그는 더 이상 감출 것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담배 연기를 길게 뱉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 여자야.” 맙소사! 재원은 어이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죽은 여자 때문에 이런단 말이야? 죽은 여자가 귀신이 돼서 형 약혼식에 찾아오기라도 했다는 거야? 절절한 사랑으로?” “귀신도 아니고, 절절하지도 않았어.” 태준이 내뱉듯 대꾸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사납고, 거칠었다. “그 여자한테 나는 ‘저주’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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