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주의 성배를 빼앗아버렸다

가문에서 파문당했다.
저지르지도 않은 죄로 인해서.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딱히 가문에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원작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원래 내 몫이었던 재산의 일부를 받고 거리낌 없이 가문을 나왔다.
드디어 원작에서 해방됐다는 생각에 모든 게 다 기꺼웠다.
나는 한적한 시골로 내려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대저택 한 채를 구입했다.
혼자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크기였다.
이제 남은 생을 이곳에서 텃밭이나 일구며 평화롭게 살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그랬듯,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평화로운 마을로 기사단이 찾아왔다.
그중에는 나를 무시했던 전 약혼자, 이자르도 있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마를 물리칠 성녀는 헤스티네가 아니었다.”
아니다. 세상을 마로부터 구원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헤스티네다. 원작을 읽었기에 내가 가장 잘 안다.
“아델리아, 바로 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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