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런 역하렘은 싫어요

역하렘 게임에 빙의했다. 그런데 기본판이 아니라, 19금 완전판이다. 문제는 기본판보다 어려워졌다는 것, 그리고 엔딩 전엔 로그아웃이 절대 불가능하다는데.... ‘엔딩을 못 깨고 죽으면, 무한 회귀에 빠질지도 몰라.’ 목표는 속전속결 엔딩 그리고 살아남기! …그런데 남주들이 좀 이상하다. ‘일단, 캐릭터 설정값에 맞게 고쳐보자.’ 남주 1. ‘반듯한’ 바람둥이 황태자에게는 양아치미를. “셔츠 단추 풀어 보세요.” “가슴이 다 보이는데. 이렇게 헐벗고 다니라고?” 남주 2. ‘자기 혐오자’ 냉혹 북부대공에게는 불끈불끈을. “그리폰의 피는 정력에 좋대요.” “벌써 두 잔이나 마셨군.” 남주 3. ‘울보’ 사이코패스 마탑주에게는 요망함을. “눈물 좀 더 흘려봐.” “누, 누나. 왜 이러시는 거예요?” 완벽해. 이제 로그아웃할 수 있겠지? *** 문제가 생겼다. 엔딩 조건을 다 채웠는데도 로그아웃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던 남주 1, 2, 3이 나를 향해 눈을 빛냈다. “나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여자는 너밖에 없잖아. 다른 여자는 네가 다 치운 거지?” “내게 정력이니 뭐니 지껄이는 목적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 “날 이만큼 길들였으면 책임져야지, 누나.” 세 남주가 동시에 말했다. “내가 남편이지?!” 망할 게임 오류. 나한테 집착하지 말고 여기서 내보내 달라고! *** “누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내가 다 없애줄게요.” 나를 위해 누구든 죽여주겠다는 남자. “영애와 함께 가겠어. 그곳이 지옥이라도.” 나와 함께 죽겠다는 남자. “그러니 그대는 살아라. 반드시.” 그리고, 나 대신 죽어주겠다는 남자까지. 어쩌다, 왜, 무엇 때문에 이따위 역하렘 속에 갇혀버린 걸까. 표지 일러스트 By 소넷(@Sonnet_form)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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