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쓴 19금 피폐 소설 [아네모네를 위하여]에 빙의했다는 걸 깨닫는다. 그것도 악역 로즈로! 악역의 끝은 죽음뿐인데! 재빨리 원작에서 발을 빼고 도망가려 하지만, 남편 놈이 순순히 이혼해 주지 않는다. 본인도 여주의 서브 남이면서! “플로랜스, 우리 이혼해요.” “저와 한 계약을 잊으셨습니까?” 계약? 현재는 원작이 시작되기 무려 칠 년 전,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였다. 이 소설의 작가는 난데도. “……이거 거짓말이죠?” “정말입니다. 반란. 우리 계약했잖아요.” 게다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소릴 한다. 반란이라니! 너 소설 전개되면서 반란의 ‘ㅂ’ 자로 꺼낸 적 없잖아! “그러니까 이혼은 들어줄 수 없습니다. 계약을 파기하고 싶으시다면 일억 골드를 주시는 수밖에요.” 우리의 서브 남주님은 여태 황금알을 낳던 로즈를 놓아줄 생각이 없나 보다. 단지 그렇게만 생각했는데……. 파티에 가서 우연히 플로랜스의 충직한 부하를 만났다. “제발 우리 공작님을 놓아주세요.” 부하의 입에서 들은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내가 힘써 만든 부유하고, 멋진 캐릭터가 아니라 어딘가 한참이나 불쌍해진. “내 남주 취급이 왜 이래?”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다! 도망가기 전, 불쌍한 내 새끼, 본격 남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