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입술 아래 송곳니

부모의 사채를 갚기 위해 희망도, 사랑도, 자신의 삶까지 모든걸 포기한 여자, 민세인.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사는 걸 그만두고 싶다는 세인에게 한 남자가 나타난다. 자신밖에 모르는 우성 그룹 후계자 우태준. 그의 요구는 언제나 무례하다. “야, 벗어봐.” 그건 명령이었다. “벗어보라고, 다 들었잖아요.” 태준은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세인의 얼굴을 지켜보았다. “저 좀 도와주세요.” 세인이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준호에게 등을 돌리며 말했다. 태준은 제가 사준 원피스를 다른 남자가 벗기는 꼴을 보게 된 셈이었다. 쾅! 뭔가를 내려치는 소리에 일순 움직임이 멈췄다. 그랬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세인에게 매달려 온다. 마치 제 인생의 전부가 그녀인 것처럼. “절대 이기고 싶지 않은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네가 알려줘.” 민세인, 지독하게 거슬리는 그 애는 평생을 이기고만 살아온 그에게 첫 패배를 선사했다. “기분이 어때?” “무슨 기분이요.” “네가 이겼어. 전부.” illust by 고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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