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수십 번의 삶을 반복하고 거대 제국의 황제가 된 엘리자벳. 이제는 바람도 한도 없이 영면에 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는데, 눈을 뜨고 나니 또다시 열 살 어린아이로 돌아왔다. 반복되는 삶에 지쳐 모든 의욕을 잃은 엘리자벳은 자유로운 삶을 위한 방법을 찾고. 곧 망할 예정인 카시온의 공작 부인이 되어, 공작가가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라지기로 계획한다. 그러나 고국에서 쫓겨난 어린 신부에게 마음을 쓰는 클레이튼과,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카시온의 사람들. 생각지도 못한 과거의 인연. 거기에 끊임없이 귀찮게 구는 황제까지. 어쩐지 카시온에서의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신경 쓰입니다.” “언제까지 카시온 공작 부인 노릇을 할 생각이지?” “제가 너무 늦어서 그리 화가 나신 겁니까? 조용하게 살고 싶었던 이번 생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표지 일러스트 : 파가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