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채는 차이헌의 서른 번째 맞선 상대였다. "내가 가르쳤던 제자랑 한 침대를 쓰라고? 미치지 않고서야." 스승과 제자였던 둘은 시간이 흘러 남자와 여자로 재회했다. 정확히는 결혼 계약 상의 갑과 을로서. 조건은 간단했다. 서로에게 미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연극을 할 것. 모두가 깜빡 속아 넘어갈만큼, 뜨겁게. "그리고 1년 후에는 이 결혼을 산산조각 내 줘." "......네?" "내가 네게 원하는 건 오로지 그것뿐이야." 그렇게, 감시 속에서 관계를 연기하는 이상한 밤이 찾아왔다. “아무 짓도 안 할 테니까 소리만 내.” “너무, 조, 좋아요. 더 해 주세요. 안아 주세요...." 순간, 감시인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멈추었다. 이헌은 잠시 당황한 듯 인상을 찡그렸다가 이내 피식, 헛웃음 쳤다. "미치겠네." 김영한 작가의 장편 로맨스, <열애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