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창궐한 소설 속 세상에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세계관 최강자 남주 트리스탄이 초반에 구하는, 변방 영지의 백작 영애 에일린으로. 소설 초반부터 짐만 되다가 남주를 크게 다치게 만들고 나서, 결국 좀비에게 먹히는 고구마 유발 민폐 캐릭터. 200화가 넘는 긴 이야기 속에서 10화도 안 되어 죽고 마는 사망 확정 캐릭터였다. “왜 하필 에일린 화이트우드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원작의 흐름이 시작되기 전이라는 것.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남주가 무사히 성녀를 만나 세상을 구할 때까지 생존물품 미리미리 챙겨놓고 영지에 숨어서 버틸 생각이거든. 그런데 느닷없이 남주가 우리 영지에 나타났다. “좀비를 퍼뜨린 세력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니고?” “네? 무슨 말씀을. 꿈에서 보아 알고 있으니, 미리 대비한 것뿐입니다.” “레이디가 성녀가 아닌 건 확실합니까?” “네? 네! 당연하지요, 저 따위가 성녀일 리가.” “성녀든 아니든, 절 구원자라 생각하신다면 좀 도와주셔야겠습니다. 그 성녀라는 여자를 찾을 때까지 동행 좀 합시다.” 과연 나는 이곳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표지 일러스트 By 설범(@sulbum_03) 타이틀 디자인 By 타마(@fhxh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