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버릴 거면, 차라리 지금 죽여 놓고 가.”
사나운 시선과 다른 다급한 애원이 혜주를 붙잡았다.
미련 없이 돌아선 혜주를 바라보는 이안의 눈가가 붉었다.
피비린내 나는 인생의 구원이길 바랐던 사랑이……
끝내 그를 나락으로 떠밀었다.
그리고 세월은 무참히도 흘렀다.
3년 전과 같은 얼굴로 눈앞에 서 있는 그녀를 보며 이안은 간절히 바랐다.
“날 버린 걸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내 옆에 있어. 내 옆에서 망가지라고.”
네가 불행했으면, 너도 나처럼 망가졌으면, 너도 나처럼 지옥에서 발버둥 쳐봤으면.
제발, 그랬으면.
그녀의 3년을 알지 못하는 이안의 저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