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글리

“뭐야, 죽은 거야?” 겨우 3개월 만난 남자 친구에게 전 재산을 털리고 잘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치웠던 인생 최악의 날, 이원은 그를 만났다. “이 비싼 빌라 단지에 노숙자가 웬 말이야.” 매사 까칠하고 불만투성이인 홍시호가 특히 싫어하는 건 표이원. 가족같은 친구, 두영의 부탁으로 홍시호의 운전 기사로 취직한 이원은 일을 그만두지 못한 채 그의 변덕을 모두 받아 주어야 했고. 안하무인 같은 그의 태도가 버겁게만 느껴지는데. 그러나, 그와 시간을 보내며 이원은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사람들이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보드랍고, 따듯한 데를 가진……. 이원은 사력을 다해 이를 사리물었다.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원은 홍시호에게 마음을 들키기 전, 차이기로 결심했다. “진짜 진심이 되기 전에 도망가고 싶어서 그래. 구제 불능이잖아, 나.” 그런데 이 남자, 이원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나한테 물어볼 말 있잖아. 그거 해.” “무슨……?” “나 좋아해도 돼. 이왕이면 순진하지 않게 부탁해. 난 지루한 건 딱 질색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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