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윙클레터의 소식지

릴리안 벤투스는 일명 배신자 가문의 딸이었다. 조국을 버리고 제국에 편승해 살아남은 대가는 은근한 멸시와 불평등이었고, 릴리안은 다들 엿이나 먹으라는 심정으로 사교계의 모두를 까는 소식지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게 제국 전체가 성서보다 열광하는 종잇조각이 될 줄이야! 이렇게 된 거, 한판 거하게 벌고 제국 땅 뜬다! 그렇게 계획했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그대와 같이 보낸 밤들을 잊은 적이 없는데.” 내 나라를 불태운 황태자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벤투스도 필요 없어요. 리리 당신이 내 집이지.” 어렸을 적 거둔 집사의 집착은 인간의 도를 넘어선다. “내가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은 없어. 다시 나한테 와, 릴리.” 서대륙 최고 상단의 주인인 전남친까지. 업보처럼 붙은 미친놈들이 떨어질 줄을 모른다. 야, 너네 다 늦었어. 릴리안은 하루빨리 고향 벤투스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제 제국 사람이라면 지긋지긋했다. “축하합니다. 릴리안. 용을 갖게 되었군요.” 그렇다고 사람이 아닌 걸 달라붙게 해 달라는 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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