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국왕의 후궁으로 들어가면서 공주가 된 이엘라. 그리고 그녀의 곁을 맴도는 세 남자. 국왕의 적자인 로드문드. 의붓 남동생 안트완, 그리고 대공의 아들인 레니아. 방관자가 되어 살아가던 이엘라는 어머니와 국왕의 대립이 격렬해지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널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하는 걸 말해줘. 뭐든 할테니까." 담담한 목소리로 전하는 뜨거운 고백에 이엘라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눈을 내리깔아 시선을 피하고 애꿎은 입술만 잘근거리는데 다정한 손이 발갛게 부푼 입술을 달래듯이 문질렀다. 다정한 손길과 달리 눈에는 명백한 뜻이 넘실거렸다. 수많은 갈등이 열렬한 시선 앞에서 잿더미가 되었다. 살면서 이토록 뜨거운 감정을 받아본적이 있었던가. 이엘라는 외줄을 타는 심정으로 결국 눈을 감았다. 입술이 삼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