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보, 시한부라는 걸 믿어주세요 [단행본]

스텔라는 애정 결핍이었다. 사랑받고 싶어 꾀병을 부리고 자해까지 하던 미련한 여자. “오늘 병원에 다녀왔어요.” “꾀병 부릴 시간 있으면 네 오빠 일이나 도와라. 쯧.” 스텔라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 가족도, 남편도, 믿어주지 않았다. “여보. 오늘 의사한테 다녀왔는데.” “또 꾀병을 부리는 건가? 당신,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어?” 그렇게 스텔라는 혼자 남겨졌다. 차가운 방에서 홀로 죽어 가면서 그녀는 결심했다. 만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절대. ‘당신들을 사랑하지 않을 거야.’ * * * 죽었던 스텔라는 스무 살로 돌아왔다. 남편과 결혼하고 처음 자해해서 쓰러졌던 때로. “스텔라, 당신 변했어. 꼭 떠날 사람 같아.” 그녀는 전처럼 사랑을 구걸하지 않았다. 유유자적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다. 일을 하고, 훗날 생길 병을 고칠 방법을 찾아냈다. “왜 그렇게 일에 열심인 거지? 그 남자는 또 누구고?” “알 거 없잖아요.” 이를 이상하게 여기고 집착하는 남편이 귀찮아서 한마디했다. 난 곧 떠날 사람이니까 재혼이라도 준비하라고. “여보, 오늘 병원에 다녀왔는데 시한부래요.” “누가, 당신이?” 켄드릭은 그녀의 어깨를 꽉 쥐었다. “거짓말. 당신이 죽을 리 없잖아.” 그는 이번에도 스텔라가 시한부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눈빛이 전과는 다르게 번뜩거렸다. “내가 그러허게 되도록 두지 않을 거야.” 왜 남편이 이렇게 변한 거지? 전에는 내가 죽든 말든 신경 안 썼으면서? 여보, 내가 시한부라는 걸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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