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는 제국과의 전쟁으로 혼란하고, 안에서는 의회와 군부의 다툼으로 살벌한 공화국. 그곳에서 비교적 평탄한 군 생활을 이어가던 준 니키타 소령은 본인도 원인을 모르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고난을 겪게 되는데…. - 남자의 중심을 반죽처럼 주무르던 준의 파란 눈이 이채를 띠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것을 고른 것 같다. 발기한 것을 고려해도 한 손에 다 잡히지 않는 크기가 제법 만족스러웠다. 기둥을 아플 정도로 꽉 쥔 채 여유 있는 손가락으로 주변을 간질였다. 신발을 벗기진 못했지만, 허공에서 동동거리는 다리만 보아도 모양을 알만했다. “하…. 으….” 기어이 새어 나온 남자의 비명 같은 신음을 참다못한 바로크는 결국 입을 열었다. "준 니키타 소령." 그녀는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대답했다. "네. 대령님." "여기는 내 집무실이네." "제 집무실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윗단추가 풀린 와이셔츠의 목깃을 팔랑인다. 희고 뻣뻣한 천이 흔들릴 때마다 남자의 신음이 거세졌다. 바로크 입장에서는 욕이 나올 정도로 듣기 싫은 소리였지만 준은 개의치 않았다. "저는 정시에 출근했는데 아무래도 보좌가 주 업무라 상관이 없으면 일을 할 수가 없어서 말이죠. 정오가 지나도 안 오시기에 오늘은 출근 안 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에 대한 보복인가?" "그럴 리가 있나요. 저는 그저 일이 없으니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뿐이에요." [은빛여우는 귀를 닫지못한다 - 체험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