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흔하디 흔한 세기말 남성향 양판소에 들어온 나, 빙의한 가문은 하필 검술 명가, 그것도 훗날 주인공에게 차례로 와장창 깨지고 쫄딱 망하는 가문이다. 이 집에는 아들이 셋 있는데 천재라 불리는 첫째 놈, 미친개라 불리는 둘째 놈, 같은 집에 살긴 하는지 얼굴 보기도 힘든 셋째 놈 되시겠다. 하필이면 나는 이 집안의 막내. 원작대로라면 철 없이 자라 소설 주인공의 9번째 부인쯤을 자처하는 엑스트라에, 인성 파탄난 큰 오빠에게 죽을 운명이다. ‘오빠! 내가 도와줄게!’ 우선은 데드플래그를 피하기 위해 열등감에 흑막이 되는 셋째 오빠부터 뜯어고쳤다. 그렇게 오빠와 가까워지면서 점차 원작과 다른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듯, 했는데- “안녕하세요, 아가씨.” 인성 부족한 첫째 오빠 놈이 새언니를 데려왔다. 참하다, 아깝다! 어떤 개고생을 하는지 알아서 안타깝다! 이 결혼 막자! 그렇게 셋째 오빠만으로도 벅찬 내 뒷바라지 리스트에 한 명이 더 추가되고 마는데. “그러니까 언니, 그 새끼랑 결혼하지 마요!” 귀염뽀짝 공녀님의 흑막 가문 갱생기! <언니 그놈이랑 결혼하지 마요> 표지 일러스트 : 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