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아탈란테 비안크가 되어줘요.” 내가 죽이려 했던 남자에게 청혼받는 일은, 한 마디로 뭣 같았다. 착한 아이가 되라는 양아버지의 유언을 어기고 뒷세계 조직의 보스가 된 아탈란테는, 황제에게 폭군 리오넬 비안크 대공을 암살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물론, 매혹적인 제안도 함께. ‘이번 일만 끝내면, 이 세계에서 완전히 손 씻을 수 있어.’ 대공 암살을 마지막으로 악당 짓은 그만두고 조직원들이랑 오손도손 살아가길 꿈꿨으나, 이게 웬걸. “이름이, 이름이 뭡니까?” 암살자의 이름을 묻는 대공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저 눈은 꼭… 사랑에 빠진 것 같은데. 사랑의 묘약. 그 웃기지도 않은 약 때문에, 아탈란테는 멎게 하려던 그의 심장을 빼앗고 만다. 반강제로 대공비의 자리까지 오른 아탈란테는 결심했다. 이렇게 된 거, 악당답게 한몫 단단히 챙겨서 이혼하자고. 하지만……. “나는 내 사람을 놔줄 생각이 없습니다.” “네?” “이 세상에 내 사람은 부인, 당신뿐이고요.” 그 결심을 이루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표지 일러스트 : 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