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는 최종 흑막이자 악녀인 대마법사가 되었다! 공공기물 파괴는 기본, 살인 미수까지 저지르는 악녀 이본. 남주와 여주 사이를 질투하여 폭탄을 던진 직후로 빙의한 나는 아버지 아젠트호즈 공작의 근신 명령에 따라 얌전히 편안한 삶을 즐기고 있는데. 내가 남주인 황태자에게 차인 충격에 마법도 쓰지 않고 실의에 빠졌다고 오해한 공작은, "마음이 편치 않구나. 저기 집 한 채를 비워 뒀고 주변에 보호 마법을 걸어 뒀으니, 얼마든지 파괴하며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어라." 라고 하더니, 결국 지나간 똥차(?)는 잊으라며 공개 맞선을 주선했다. 저는 충격 받아서 마법을 쓰지 않은 게 아니라, 마법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건데요...? 그나저나 난 마법 기억상실증에 걸린 마법사인데, 왜 이리도 여전히 센 거야? 게다가, 아버지의 협박과 등쌀에 나온 내 맞선남은 너무 완벽해서 미안하다. 원작의 본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러드나인 이엘스 공작. 악녀인 나와 어울리지 않는 완벽한 그를 편히 보내주려고(?) 했는데... *** “이본.” 러드나인이 우산 아래에서 희미하게 웃었다. “아직도, 여전히 황태자 전하가 그리 좋습니까?” 그건 원작 남주를 짝사랑하던 이본의 마음인데... 왜 계속 오해하지? 애절한 표정과 집착으로 가득한 눈빛에 절로 뒷걸음을 쳤고, 우산을 벗어난 내 어깨가 사정없이 젖었다. 그러자 그가 재빨리 내 허리를 감싸 안고 끌어당겼다. 가까운 거리에서 얽히는 숨소리가 빗소리보다 크게 고막을 두들긴다. 그가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아직도 부족하다니, 제가 더 노력해야겠네요.” 악녀의 포지션에서 조용히 살아가려 했으나, 너무 많은 게 변해 버렸다. [빙의물/착각계/착각물/오해물/연애물/사이다/능력녀/힘법사여주/체력넘사벽여주/능력남/집착남주/기사남주/어장에스스로들어간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