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위한 헌신의 결과가 배신과 죽음뿐이라니. ‘내게 다른 삶이 주어진다면 반드시 당신을 파멸시킬 거야, 세드릭 피아제.’ 처형 일을 하루 앞둔 밤, 일리아나는 목걸이를 잡아 빼 제 손바닥을 사정없이 찌르며 맹세했다. 그리고……. 돌아왔다. 싱그러운 5월의 어느 날, 결혼식 한 달 전인 바로 그날로. * “파혼하겠어요.” 제국이 발칵 뒤집혔고 차가운 시선과 구설이 그녀를 따랐다. 그깟 멸시, 받더라도 복수를 위해서라면 감내할 수 있었다. 그때, 그가 찾아왔다. “복수. 내가 도와주지. 그대가 원하면 언제든지.” 살기 위해 잡은 손. 그 대가가 무엇이든 치를 작정이었다. “우린 이제 부부야. 일리아나.” 깊은 숨결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니 혼자 도망갈 생각 하지 마.” 비로소 일리아나는 깨달았다. 이 남자는 결코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