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의 쉼표

한유정은 그저 정수민이라면 좋았고, 정수민은 한유정이라서 괜찮았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모든 연인이 그렇듯 수민은 저보다 유정이 더 행복하길 바랐다. “유정아. 네가 울면… 나는 무너져….” 유정이 울면 가슴이 아팠다. 남들 다 그렇다지만, 수민은 유독 더 그랬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턴가 유정을 향한 사랑에 다른 감정이 얽힌다는 것. 수민에게 조금 이상한 권태기가 찾아왔다. 헤어져야 하는데, 헤어지자고 해야 하는데… 상처받은 유정을 볼 자신이 없다. “지금 가면, 나 다시는 너 안 만나.” “…….” “그러니까 가지 마. 내가 더 잘할게….” 빗물로 만들어진 웅덩이에 유정의 그림자만 남기고 등을 돌렸던 날, 사 년의 연애가 끝이 났다. 슬픔을 전제로 깔았다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한쪽에겐 가슴 아리게 고통스러운 이별이었고, 한쪽에겐 내심 후련한 작별이었다. *본 작품은 픽션으로 작중 배경과 설정, 사건은 모두 허구이며 실제 인물 및 지명, 기관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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