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 #게임물 #첫사랑 #달달물 #삽질물 #일상물 #3인칭시점 #나이차이 #FPS게임물 #쌍방구원물 #게임할땐피폐물 #일상은풋풋함 #후반시리어스한스푼 #일공일수 #성장물 #미인공 #연하공 #집착공 #여우공 #울보공 #수한정자낮공 #애교공 #동정공 #귀염공 #짝사랑공 #초반만 까칠공 #새침공 #힐러공 #다정공 #순정공 #분수공 #질투공 #힐러잘하는공 #미남수 #연상수 #집착수 #능글수 #다정수 #능력수 #랭커수 #통제수 #사랑꾼수 #질투수 #배려수 #힐러성선설수 #힐러집착수 #딜러잘하는수 하이퍼 FPS 팀 게임 ‘어사일럼 포 유’의 딜러 유저 유하혜. 그는 한때 그랜드 마스터를 찍고 랭커 자리에도 올랐으나 모종의 이유로 아이디를 버린 뒤 새로운 계정들을 만들어 낸다. 개중 본명을 딴 계정은 무조건 다이아 이상으로 티어를 올려야 한다. 그는 랭커로 다시 돌아가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지금은 단지 저와 함께 티어를 올릴 힐러가 간절하게 필요할 뿐! 그런 하혜 앞에 귀하디귀한 힐러 <구미호>가 떨어지는데, 구미호는 재수 없다는 말이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할 만큼 까칠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딜러는 하혜밖에 없다며 아양을 떨기 시작한다. 의심할 겨를 없이 뒤바뀐 행동 때문에 의아함을 느낀 것도 찰나였다. 하혜는 나무랄 데 없는 실력을 가진 새침한 힐러에게 빠져든다. 그렇게 둘은 그랜드 마스터를 목표로 듀오를 맺은 뒤, 연락을 이어 나가는데…. *** 하혜의 피가 5% 남았을 때였다. 슈이겐의 생각대로 티치스의 총알이 하혜에게 날아왔다. 위치가 발각된 티치스는 본인은 죽어도 되는 것처럼 계속 힐을 넣었다. 끊임없이 퍼부어진 총알로 인해 하혜의 생명력이 가득 찼다. 하혜는 슈이겐에게 끊임없이 창을 던지며 티치스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앞으로 남은 창은 10개. 그사이 어떻게든 티치스를 살려야 한다. 이렇게 공격하면서 티치스를 진영 안으로 밀어 넣고, 창을 뽑으면 새비지와 슈이겐은 동시에 죽는다. 그러면 진영 안에 들어간 티치스가 점령전에서 이길 것이다.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다. 8초, 7초. 진영이 코앞이었다. <보이스> Yuhahye(새비지): 미호야. 이리로 와. 저도 모르게 미호를 친근하게 불렀다. 빈우의 제안으로 둘을 미호 님, 빈우 님으로 부르다가 그들에게 친근감을 느낀 탓이었다. 반말한 건 나중에 사과하고, 일단 이겨야 한다. 5초, 슈이겐의 단도가 티치스를 향해 날아갔다. 오른쪽 엄폐물로 움직이던 티치스는 하혜의 목소리를 듣고 왼쪽으로 재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하혜는 슈이겐을 공격하고 단도를 대신 맞았다. 3초. 2초. 슈이겐의 궁이 한 번 더 돌았다. 마지막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슈이겐은 티치스를 향해 궁을 날렸다. 그 점을 놓치지 않은 하혜는 창을 한 개 더 꽂아 넣고 티치스의 앞을 막아섰다. 1초. 슈이겐에게 박힌 창을 모조리 다 뽑았다. 슈이겐의 궁을 맞은 하혜는 치명타가 터져서 죽었고, 슈이겐은 하혜가 꽂아 둔 수십 개의 창이 뽑히면서 죽었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러브샷을 하고 두 명의 킬과 데스가 동시에 떠올랐다. 새비지 kill - 슈이겐 death 슈이겐 kill - 새비지 death <보이스> Yuhahye(새비지): 티치스는 살았다. 다행이다. 그쵸? ‘??’ 어리둥절한 감정 표현을 보내는 티치스를 보며 하혜가 웃었다. 새비지와 슈이겐이 동시에 죽은 시점에서 하혜의 생각대로 티치스는 진영 안에 발을 들이밀고 있었다. 하혜가 흘린 나직한 웃음이 티치스의 귓가를 살랑살랑 간지럽혔다. 게임이 다 끝나고 mvp를 선정하는 시간에도 미호는 조용했다. 그러다가 mvp로 하혜가 선정된 순간에 귓속말이 날아왔다. {귓속말} 구미호: 하혜님ㅎㅎ {귓속말} Yuhahye: 네? {귓속말} 구미호: 이상하게 생각하지말구 들어요 {귓속말} Yuhahye: 넵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힐러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다. 이번에도 혹시 잘못한 점을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하혜의 머릿속에 조금 전 게임에서 미호에게 반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귓속말} 구미호: 공홈 파티찾기에 하혜님 글이 올라온 걸 제가 우연히 봤어요ㅎㅎ {귓속말} 구미호: 앞으로 저랑 쭉 같이하실거잖아요? 아니에요?ㅎㅅㅎ {귓속말} Yuhahye: ㅎㅎ맞아요. {귓속말} 구미호: 그럼 그 글은 지금 지우는 게 좋겠어용! 저랑 계속 할 거 잖아요ㅇㅅㅇ그쵸? 하혜는 앞으로 저와 쭉 함께하겠다는 말에 눈이 멀어서 당장 인터넷을 켰다. 다급히 제가 남긴 글을 지우고 미호에게 알렸다. {귓속말} Yuhahye: 바로 지웠어요ㅎㅎ {귓속말} 구미호: 잘하셨어요>.< 혹시 지금 다른 사람이 키보드를 대신 쳐 주는 건 아니냐고 묻고 싶었다. 갑자기 왜 저러지. 한 번씩 기분 좋을 때 이모티콘을 쓴 적도 있다만. 지금은 수상할 만큼 각종 기호를 남발했다. 하혜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미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대체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길래 저러지? 저러다가 뒤통수칠 것 같지는 않은데…. {귓속말} 구미호: 이참에 톡톡 아이디도 알려주시면 안돼요? {귓속말} 구미호: 우리 앞으로 쭉 게임 같이 할거잖아요?! 어포유앱은 불편해서요ㅠㅠ연락하는 건 톡톡이 좋을 것 같은데 아이디 가르쳐 주면 안돼요?ㅎㅅㅎ 장족의 발전이었다. 제게 아무 관심도 없던 힐러가 메신저 아이디까지 묻다니, 하혜는 문득 갑자기 돌변한 미호의 태도에 의구심을 가졌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미호에게 아이디를 가르쳐 주자마자 핸드폰이 울렸다. @beautifox1230 님이 친구 추가를 하였습니다. 아마도 톡톡 아이디를 주고받은 날이 기점일 것이다. 관계에 변화라도 알리듯 끊임없는 연락이 시작되었다. * 공: 유미호, 21살. 닉네임-구미호. 하이퍼 FPS 게임 어사일럼 포 유의 귀하디귀한 힐러. 계정 레벨 33답지 않게 엄청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매달리는 하혜를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내 그의 딜러 실력에 흠뻑 빠지고 만다. 얼굴만 보고 고백하는 이들에게 질릴 대로 질려서 로맨스 영화처럼 얼굴을 보지 않고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다가 하혜에게 먼저 관심을 갖게 된다. * 수: 유하혜, 27살. 닉네임-Yuhahye. 과거 어사일럼 포 유의 한국 서버 딜러 랭킹 2위였다. 모종의 사건으로 게임을 접었다가 다시 시작하며 본명을 딴 아이디를 만들었다. 다이아는 제 실력과 어울리지 않는 티어라고 생각하며 함께 그랜드 마스터까지 갈 힐러를 찾고 있다. 랭크전에서 만난 새침한 힐러 구미호에게 매달려서 듀오를 하게 된다. 구미호를 재수 없다고 욕하는 것도 잠시, 하혜는 시도 때도 없이 아양을 부리고 연락을 하는 미호에게 빠져든다. **글 중에서** 하혜는 제 입술에 닿는 뜨겁고 부드러운 입술을 달갑게 받아들이며 미호를 보았다. 애정이 선연하게 보인다. 눈만 봐도 알 수 있는 감정이 미치도록 좋았다. 순간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우린 영원할 것이다. 미호의 얼굴 위로 드러난 감정이 말하고 있었다. 불분명한 미래에도 변치 않을 애정을 주겠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