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교생선생님을 좋아했던 재준은 그 교생선생님의 결혼식에서 선생님의 사촌 동생인 주영을 처음 보게 된다. 첫눈에 예쁘다는 감상이 절로 들었지만, 실상 주영의 성격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에는 예쁘지만 싸가지 없다는 감상 정도였지만, 얼마 후에는 그 주영이 친구의 전남친이라는 것까지 알게 되며 더 안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 거기다 주영 역시 재준을 좋아하지 않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게 주영과 재준은 서로에게 좋지 않은 인상뿐이었지만, 점점 서로를 더 알아갈수록 여러 감정들이 얽히게 된다.
*
“나는 아픈 거 싫어.”
그 말에 재준은 저도 모르게 주영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애써 웃음을 참았다. 그래, 무서워하는 거라면 당연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자기는 게이 아니라며 피하던 사람이었다. 겨우 뽀뽀에 흠칫하기도 했고. 그러니 걱정스러운 건 당연했다. 재준이 조금 더 잘 달랬어야 했는데.
“형은 뭐 그런 걸 걱정하고 그래.”
재준은 믿음직스럽게 말을 이었다.
“안 아프게 해 줄게.”
정말이지, 그렇게 귀여운 걸 걱정하고 있었다니. 당연히 재준이 어련히 잘하겠지. 재준이 주영을 아프게 하거나, 다치게 할 리가 없었다. 재준이 어떻게 주영을 험하게 대한다고.
“형, 나 못 믿어?”
“믿겠냐?”
*공: 신주영. 사람을 싫어하고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건축학과생. 처음에는 제멋대로 구는 재준이 싫었지만,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어그로를 끄는 재준이 자꾸 눈에 밟힌다.
*수: 이재준. 좋아하는 게 생기면 무조건 직진하는 체육교육과생. 처음에는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는 주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은근히 자신을 챙겨 주는 주영이 점점 예뻐 보인다.
**글 중에서**
“야, 말 편하게 해.”
그러고는 나온 말에 재준은 냉큼 답했다.
“그래, 주영아.”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그렇게까지 편하게 하라고는 안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