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도 형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유영아, 넌…… 성격이 왜 이렇게 더러워졌어……?” “……뭐라고요?”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이유영이 동창회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겨울은 처음으로 동창회가 열리는 펍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취해 필름이 끊긴 겨울이 눈을 뜬 곳은 이유영의 집.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로 변한 이유영이 왠지 9년 전과 똑같은 것처럼 느껴지는 건 단지 그의 착각일 뿐일까. * * * 어쩌다 이렇게 차겨울을 신경 쓰게 되었을까. 이유영은 겨울을 처음 만났던 3월 2일을 지나 뿌옇게 흐려진 하루하루를 되새겼다. “형이 착각하나 본데, 난 이제 형한테 아무 감정도 없거든요.” “응, 유영아. 이따가 커피 마시러 갈래?” “……방금 내가 한 말 못 들었어요?” “뭐가?” “…….” 하여간 차겨울은 참 웃기는 사람이다. 오래전 자기가 찬 남자 앞에서 커피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데도 변한 게 하나 없는 그는 마치 하늘의 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