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동생과 둘만 남겨진 하운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갖은 노동판을 전전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복권 당첨으로 한순간 부자가 되고, 삶에 여유가 생기자
기다렸다는 듯 찾아온 번아웃.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이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 하운에게
동생은 대학교 과제라며 온라인 게임 ‘포레스트 이펙트’ 50레벨을 달성해 달라고 부탁한다.
12년간의 노동으로 화병과 인간불신, 인간혐오증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가
게임 따위는 한심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까지 가진 하운.
동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접속하지만,
사람이 싫으니 혼자 플레이하고자 한다.
그러나 자꾸 ‘사람과 함께 하면 더 재밌다’라며 다가오는 이가 있다.
게임 속에서 유명한 사람인 것 같은데….
때마침 학교에서도 내 동생의 친구라는 유명한 프로게이머가 수상하게 접근해 온다.
둘 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사람도, 게임도 전부 시고 맛없는 포도로만 보이는
배고픈 여우 하운은
순조롭게 혼자가 될 수 있을까?
[※여우와 신 포도 우화
어느 날 굶주린 여우는 포도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포도송이를 발견한다.
뜀박질도 해 보고, 나무둥치를 발로 차 보기도 하지만 결국 포도에 닿지 못한 여우는
‘저 포도는 신 포도일 거야. 분명히 시고 맛없을 거야.’라고 말하며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