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센차 레플리카

#가이드버스 #기억상실 #에스퍼공 #개복치공 #연상인데연하(?)공 #질투많공 #가이드수 #밥잘챙겨먹수 #고슴도치수 #의도치않은철벽수 “차권우 에스퍼가 거부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가이딩 하세요.” 말 한번 섞어 본 적 없이, 도원을 걸어다니는 링겔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은 S급 개스퍼 차권우와 그와 손만 잡는 사이인 전담 가이드 김도원. 평화롭다면 평화롭게 흘러가던 그 일상에 차권우의 폭주와 기억상실이라는 비일상이 끼어든다. 폭주의 여파로 잃은 기억과 능력을 한 달 안에 가이딩으로 안정시켜야만 하는 상황 앞에 막막한 도원과, 스무 살까지의 기억만 남은 권우. 두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을까? [미리보기] “우리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어요?” 예? 눈을 깜빡이자 흐음, 낮게 목을 울린 차권우는 수심이 짙은 얼굴로 나를 보며 턱을 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날 어려워하지?” “…….” “제가 혹시 형 쫓아다니면서 귀찮게 했어요?” “…….” “그것도 아니면 설마…… 우리 사귀다가 헤어졌어요?” 미치겠다. 권우야, 이게 대체 다 무슨 소리냐? 기억 잃기 전에 자기가 나를 좋아했을 거라고 백 퍼센트, 아니 만 퍼센트 확신하는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 좋아해서 쫓아다녔냐니! 우리가 사귀다가 헤어졌냐니! 이 녀석 지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 우리 장르는 당연히 애초에 그런 쪽이 아니라고! 아니, 보통 장르가 그쪽일 거라고는 생각 안 하지 않냐고! 대체 왜 생각이 그쪽으로 튀는 건데! 녀석이 잘못된 길을 더 걸어가기 전에 서둘러 이정표를 정정해 줬다. “그게 아니라, 차권우 씨는 저를 싫어했어요.” 차권우 씨, 그쪽 방향 아니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손짓까지 하며 그 길이 아니니 이쪽으로 오라 말했으나, 차권우는 자기가 공을 본인 진영 골대에 차 놓고 이게 왜 자책골이냐 따져 묻는 축구 선수처럼 억울하다는 듯 물었다. “제가요? 왜요?” ……아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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