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레기통 가이드

[판타지물, 가이드버스, 회귀물, 초능력, 다공일수, 구원, 병약수, 미인수, 순진수, 소심수, 호구수, 굴림수, 능력수, 미남공, 다정공, 냉혈공, 무심공, 집착공, 광공, 개아가공, 츤데레공 절륜공, 시리어스물, 피폐물, 사건물, 성장물, 애절물] 새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갖은 학대를 받았고, 심지어 스무 살이 되던 해 새아버지의 빚 때문에 불법 가이딩 업소에 팔려 갔다. 이후 대한민국 능력자 센터, 약칭 ‘K 능력자 센터’로 가게 됐을 땐 조금은 나은 삶을 살 거라 생각했다. 하나 그곳에서도 역시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온갖 부정적인 것들을 주워 담는 쓰레기통이었을 뿐. 인간의 존엄성이 부서져 갔다. 나는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그들의 배설을 받아내는 쓰레기통이었다. 내가 누구인지, 이름이 뭔지, 나이는 몇 살인지, 사람이 맞기는 한 건지도 잊어갈 무렵, 태어나 처음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했다.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감각 속에 침몰되어 갔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기 직전에, 부서진 문틈 사이로 마주한 그들의 시선에 담긴 경악에, 의문을 가진 채 숨이 멎었다. . . . 다시 눈을 뜨니 D급 가이드로 판정받았던 검사실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D급이 아닌 그들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측정불가급으로. *** 가이딩해야 하는 에스퍼가 자신을 구해줬던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도 ‘K 능력자 센터’에 속한 에스퍼였다. 나빈은 티는 내지 못했어도 내심 그를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S급 특수계-염동력 에스퍼 이하얀. 김 씨 아저씨가 생명의 은인이라며 알려 준 이름이었다. 하얀색 머리카락과 이름이 더없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나빈에게 건넸던 호의도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처럼 순수했던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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