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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나는 하고 싶은 거 할 테니. (55/110)

55. 나는 하고 싶은 거 할 테니.2021.10.10.

제 어깨를 강하게 움켜잡은 남자의 손에 알리샤는 홀린듯 시선을 주었다. 하얀 손등 위로 도드라진 푸른 핏줄, 남자다우면서도 매끈하게 뻗은 손가락, 바짝 깎인 깨끗한 손톱. 잘생긴 손을 보니 이 남자의 얼굴이 더 자세히 보고 싶어졌다. 결혼에 진지해져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끝내줬던 것 같은데. 천천히 고개를 드는 알리샤의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쿵쾅거렸다. 섹시한 남자에 대한 기대감과 이 남자가 날 알아보면 어쩌지라는 불안감. 그것들이 뒤섞여서 일으킨 야릇한 흥분에 뇌로 짜릿한 전류가 흘렀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에 취해 첫마디를 생각해보았다. 고맙다고 상냥히 말해볼까. 말 대신 눈빛으로 진하게 바라봐줄까. 고민하는 그때, 남자의 손이 사라졌다.

165645493717.jpg“……?”

말 한마디 없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서강준의 뒷모습이 보였다. 알리샤로선 남자에게 무시당한 적은 처음이었다. 제멋대로 굴고 못되게 굴어도 남자들은 늘 친절했는데. 당혹스러운 와중에도 머릿속에서 인정하기 싫은 진실의 종이 울려댄다. 서강준이 자신을 잡아준 건 매너가 아니라 그냥 반사본능이었다고. 마치 자신에게 쓰러지는 물건 하나 다시 세워놓는 것처럼. 어떻게 날 물건 취급해! 나를, 내 얼굴을 제대로 못 봐서일 거야! 때마침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강준이 잠시 멈추어 섰다. 넓고 단단한 등을 노려보며 알리샤는 중얼거렸다.

165645493717.jpg“내가 진짜 누군지 알고도 당신이 날 무시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랬다. 말 못 할 건 뭔데. 진실을 밝히는 건 나쁜 게 아니잖아? 서강준은 가족에게 물건 취급당하는 자신을 구해줄 유일한 황금 동아줄이었다.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는 사치스러운 삶을 선물해 줄 완벽한 남편이었고. 그리고 지금 서강준은 자상하고 다정한 남편이라고 했다. 응당 내 것이어야 하고 내가 누려야 하는 것들. 가능성은 충분했고 그래서 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지금 당장 가서 털어놓는 거야. 내가 진짜 당신 아내라고. 홀릴 듯 강준에게 걸어가려는 그때 누군가 알리샤의 팔을 잡아 돌려세웠다. 당연히 남자일 거라 생각하고 돌아섰는데, 싸늘한 표정의 태령이 서 있었다.

16564549371709.jpg“좋은 말 할 때 조용히 따라와.”

알리샤는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하냐고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태령이 잡아끄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차분한 눈동자에 어린 독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하여간 독한 계집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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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대화 한마디 없이 네일 관리를 받았다. 그 후 잘 꾸며진 휴게실에서 각자 온 손님처럼 창가에 나란히 앉았다. 조금 산만하게 움직인 탓에 알리샤의 팔꿈치가 찻잔을 쳤다.

165645493717.jpg“앗, 뜨거워! 적당히 식힌 후 줘야지, 왜 이렇게 뜨겁게 줘서는!”

태령은 살며시 눈살을 찌푸리며 제 잘못은 생각 안 하고 직원을 부르려는 알리샤를 말렸다. 티슈로 테이블 위의 물을 닦은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16564549371709.jpg“강준 씨 쫓아가서 진실이라도 털어놓으려 했어? 내가 당신 진짜 아내라고?”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알리샤는 당황한 듯 커다란 눈을 깜빡거렸다.

165645493717.jpg“내,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래?”

알리샤는 누가 봐도 뻔히 속내가 읽히는 유형이었다. 단순하고 즉흥적이고 고집스럽고, 손 많이 가고 보호가 필요한. 어디로 튈지 예측이 안 되는 철없는 소녀 같기도 했다. 묘한 포인트에서 관심을 끌고 보호 본능을 일으키고. 이래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걸까. 커다란 눈을 또르르 굴린 알리샤가 새침한 표정으로 말을 돌렸다.

165645493717.jpg“너나 솔직히 대답해. 서강준이랑 잤지?”

태령이 대답 대신 가만히 바라보자 알리샤가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165645493717.jpg“거짓말할 생각은 하지 마. 차갑게 굴던 남자가 갑자기 다정해질 이유가 그거 말고 뭐 있겠어? 남자들이 얼마나 단순하고 본능적인데.”

갑자기 몸을 기울인 알리샤가 눈을 반짝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165645493717.jpg“그래서, 서강준은 침대에서 어때? 그 피지컬이 설마 빛 좋은 개살구는 아니지?”

그래서 태령도 가까이 몸을 기울인 후 귓가에 다정하게 속삭여주었다.

16564549371709.jpg“정신 차려. 죽었다 깨어나도 언닌 강준 씨랑 안 되니까.”

허리를 세운 알리샤가 태령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165645493717.jpg“너야말로 정신 차려. 솔직히 내 이름 아니었으면 그 남자가 너한테 잘해줄 것 같아? 너처럼 더럽게 태어난 애한테?”

16564549371709.jpg“강준 씨, 내가 진짜 유태령이 아니란 걸 알아.”

태령의 핵폭탄급 발언에 알리샤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다래졌다.

165645493717.jpg“말도 안 돼! 그럼 서강준이 왜 너한테 잘해주는 건데? 당연히 사랑일 린 없고. 너 혹시 서강준 약점 잡았어? 그게 뭔데?”

사랑일 린 없고. 알리샤의 말대로 자신을 향한 강준의 감정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진짜 복수를 위한 연기일지도. 하지만 이제 태령은 남편을 의심하기 싫었다. 지금까지 비뚤어지게 살았다고 앞으로도 비뚤게 세상을 보란 법은 없으니까. 스스로 사랑이라 믿고 싶기도 했다. 우리에겐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16564549371709.jpg“약점 잡은 거 없어.”

165645493717.jpg“그럼?”

16564549371709.jpg“언니가 진짜 이름을 못 찾게 하는 것. 그게 최고의 복수라고 생각한 걸 수도 있겠지. 워낙 똑똑한 남자니까.”

초조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어뜯던 알리샤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165645493717.jpg“서강준이 눈치챈 거, 엄마랑 아빤 모르지?”

16564549371709.jpg“아직은 몰라.”

165645493717.jpg“절대 들키지 않게 해. 들키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알았어?”

지극히 단순하게 돌아가는 알리샤의 뇌가 태령은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이미 들켜버렸다면 알리샤는 어느 쪽에서도 이용가치가 없었다. 하다못해 부모에게도. 그걸 알아서 불안한 거다. 강준이 몰라야만 떠날 때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으니까. 그 후에도 약점처럼 쥐고 조 여사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낼 수 있으니까. 돈 안 주면 한국 와서 한신 그룹에 다 밝히겠다고 말이다. 자신도 협박당할 게 뻔한데 미쳤다고 그 제안을 받아들일까. 비밀의 또다른 이름은 곧 약점인데.

165645493717.jpg“그래서 임신은 언제 할 거야? 아니면, 벌써 임신?”

알리샤의 시선이 태령의 납작한 배로 향했다.

16564549371709.jpg“임신 안 했어.”

165645493717.jpg“그럼 일주일 안에 임신해야겠네. 서강준 아이를 임신해야 내가 너 돈 줄 거거든.”

16564549371709.jpg“…….”

165645493717.jpg“10억 받고 싶으면 내 말에 죽는시늉이라도 하라구. 눈 깔고 반말하지 말고…….”

16564549371709.jpg“그 입 좀 닥쳐줄래, 언니.”

더는 못 들어줄 것 같아 말을 잘랐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만 뻥긋거리는 알리샤를 보며 태령은 태연히 말을 이었다.

16564549371709.jpg“언니도 기사 봤지? 이노패션에서 200억에 도라 쇼핑몰 인수한 거. 도라 대표가 100% 지분 갖고 있었던 것도.”

165645493717.jpg“너 설마, 그 도라 대표가 너라고 하려는 건 아니지?”

16564549371709.jpg“그렇다면 어쩔 건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쭉. 사장이 주세희라면.”

알리샤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진동했다.

165645493717.jpg“너 진짜 미쳤구나? 나한테 그런 것까지 말해주고. 엄마한테 다…… 너 지금 웃어?”

알리샤의 협박에도 태령이 태연히 웃고 있어서였다.

16564549371709.jpg“언니야말로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봐.”

태령은 강준이 사준 브리프 케이스에서 서류봉투를 꺼냈다.

16564549371709.jpg“이 안에 언니랑 같이 작성한 계약서가 있어. 그날 대화 내용도 다 녹음해놨고.”

165645493717.jpg“……!”

16564549371709.jpg“언니가 나랑 손잡고 이모 뒤통수치려 했다는 걸 알면 이모가 어떻게 나올까. 딸을 향한 모성애로 너그럽게 용서해주실까?”

165645493717.jpg“독하고 교활한 년!”

벌떡 일어나서 또다시 나쁜 손버릇을 보이려는 알리샤에게 태령은 차갑게 쏘아붙였다.

16564549371709.jpg“내 몸에 손만 대 봐. 열 배로 돌려줄 테니까.”

알리샤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 했다.

16564549371709.jpg“이모 꼭두각시 노릇 그만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 내 말 들어.”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털썩 앉으며 알리샤가 중얼거렸다.

165645493717.jpg“그래서, 뭘 어떻게 할 건데.”

16564549371709.jpg“언닌 우선 이모 말에 죽는시늉하면서 기다려. 내가 생각해볼 테니까.”

시일이 너무 앞당겨져서 일이 복잡해졌다. 천천히 일어나는 태령의 뒤통수에 대고 알리샤가 불쑥 물었다.

165645493717.jpg“야! 그럼 너 서강준이랑은 왜 잔 건데?”

이 상황에도 알리샤는 순수한 궁금증에 묻는 거였다. 그 단순함이 부럽기까지 했다. 대답 대신 태령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 밤 11시. 회사 주차장에 있는 강준을 발견한 태령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16564549371709.jpg“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에요?”

16564549492097.jpg“서프라이즈. 심야 영화 한 편 보러 갈까 해서.”

멀리서 볼 땐 웃고 있어서 몰랐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태령의 얼굴에 옅은 피로감이 번져 있다. 너무 급하게 잡은 여행 때문에 스케줄을 무리하게 소화하고 있어서였다. 그건 강준도 마찬가지였으니까. 결론은 지금 두 사람에 가장 간절하고 필요한 건 잠이라는 것. 그런데도 심야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한 이유는 하나였다. 얼마 전 태령이 유심히 보던 영화 광고가 있었다. 보고 싶냐고 묻자 태령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었다.

16564549371709.jpg‘그냥, 이 영화는 왠지 결말이 궁금해서요.’

궁금하면 봐야지. 막연히 생각하다가 오늘 모처럼 빨리 끝나서 그 영화를 볼까 알아보았다. 그런데 하필 오늘이 마지막 상영일이라고 했다. 그러니 서프라이즈로 쳐들어올 수밖에. 태령이 원하는 거라면 그게 뭐든, 작은 것 하나라도 강준은 흘리고 싶지 않았다.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미치도록 넘쳐났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피곤한 얼굴을 보니 괜한 짓을 했나 싶어 강준은 다시 물었다.

16564549492097.jpg“피곤하면 그냥 집에 갈까요?”

16564549371709.jpg“아니요, 봐요. 심야 영화 보고 싶어요.”

이번에도 태령은 잔잔히 미소 지으며 좋다고 했다. 흘러가는 시간 속, 변해가는 아내가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조심스럽게, 마음을 표현하고 감정에 솔직해지고. 그게 강준은 마냥 좋으면서도 이상하게 또 불안했다.

16564549492097.jpg“그럼 갑시다.”

강준은 태령을 태우고 영화관으로 출발했다. 빨간 신호에 차가 멈추자 태령이 조심스럽게 강준을 쳐다보았다. 그 눈빛의 의미를 안다. 또 입 맞출까 봐 보는 거겠지. 조금은 긴장하고 조금은 기대하는 아내의 눈빛에 강준은 웃으면서 말했다.

16564549492097.jpg“키스 안 해요.”

16564549371709.jpg“왜요?”

16564549492097.jpg“내가 뭐 시도 때도 없이 밝히는 남자인 줄 알아요?”

16564549371709.jpg“지금까지 그랬잖아요.”

16564549492097.jpg“내가 언제…….”

강준은 말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시도 때도 없이 그랬던 것도 같아서. 솔직히 표현하면 쌓일 대로 쌓인 욕구 불만이었다. 틈만 나면 입을 맞추고 아내를 만지기라도 해야 그나마 참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둘만 있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들이대긴 했던 것 같다. 가만 보니 고삐 풀린 짐승 한 마리였다.

16564549492097.jpg“앞으로 자제할게요.”

그때 신호가 다시 바뀌고 차가 다시 출발했다.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태령이 문득 생각난 게 있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16564549371709.jpg“낮에 봤어요, 저 데려다주고 가다가 넘어지려던 여자분 강준 씨가 잡아주는 거. 강준 씨는 역시 매너가 좋은 것 같아요.”

태령의 말에 강준은 낮의 일을 떠올렸다. 넓은 거리에서 굳이 다가와서 부딪치고 몸을 휘청이던 이상한 여자를.

16564549492097.jpg“매너라기보단 반사본능이었어요. 내 앞에서 뭐가 휘청거려서 잡아 세운…….”

말을 멈춘 강준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시 물었다.

16564549492097.jpg“혹시 지금 질투하는 거예요?”

16564549371709.jpg“네, 질투하는 거예요.”

너무도 빠르고 솔직한 대답에 강준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태령을 보았다.

16564549371709.jpg“나도 내가 이렇게 속 좁은 여잔지 몰랐어요. 나 좀 흉하죠?”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올려다보는 아내의 눈동자가 말갛다. 흉하기는. 예뻐서 환장하겠는데, 지금.

16564549492097.jpg“가만히 보면 내 부인은 참 잘해.”

16564549371709.jpg“……?”

16564549492097.jpg“내 심장을 쥐락펴락, 들었다 놨다.”

지금 확 키스해버려? 강준이 고민하는 그때 뒤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려왔다. *** 상영관에 들어온 두 사람은 정 가운데 커플석에 앉았다. 영화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 강준은 작은 어깨를 감싸 품으로 끌어당겼다. 뽀얀 목덜미에 입술을 묻은 후 중얼거리듯 말했다.

16564549492097.jpg“하루 종일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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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에 닿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감촉과 취할 것처럼 다디단 살 냄새. 오늘 내내 네가 얼마나 그리웠던지. 입술을 비비자 가느다란 아내의 숨이 흐트러지는 게 들렸다. 그게 듣기 좋았다. 이 여자의 단정함이 나로 인해 흐트러지는 게.

16564549371709.jpg“누가 오면 어쩌려고 그래요.”

16564549492097.jpg“누가 온다고. 아무도 안 와요.”

강준의 가슴을 밀어내려던 아내의 작은 손이 멈추었다.

16564549371709.jpg“설마, 영화관 통째로 빌린 건 아니죠?”

16564549492097.jpg“그러면 안 되나.”

16564549371709.jpg“미쳤어요? 왜 그런 돈 낭비를 해요?”

강준은 천천히 얼굴을 들고 아내를 보았다. 불빛이 너울지는 작고 뽀얀 얼굴이 숨 막힐 만큼 예쁘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가까이했다.

16564549492097.jpg“왜겠어요.”

피식 웃음을 흘리며 강준은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16564549492097.jpg“이러려고.”

입술을 가까이 가져가자 태령은 살짝 고개를 틀어 입술을 피했다.

16564549371709.jpg“영화 시작했어요. 우리 영화 봐요, 네?”

수줍음이 묻어나는 시선 처리와 나긋나긋한 음성. 그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긴장한 듯 새하얀 이로 부드러운 입술을 잘근거렸다. 이러니 내가 못 버티지. 아내의 꽃잎 같은 입술에 키스하기 전 강준은 다정하게 속삭여주었다.

16564549492097.jpg“부인은 영화 봐요.”

나는 하고 싶은 거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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