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시! 돌아갈래!”
고지식한 아버지의 가르침 아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숙녀’로 살았던 세이젤의 최후는 뜻밖의 살인범이었다.
10년간의 비참한 감방생활 끝에 목이 베이는 바로 그날, 그녀의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되었다.
막살 거야!
등쳐 먹히기 전에 등쳐 먹을 거야!
빨아먹히기 전에 뼛속까지 씹어 먹어줄 거라구!
더 이상의 호구는 없다. 이제는 대놓고 막살기로 한 세이젤!
이왕이면 제국을 등쳐 먹는 최고의 사기꾼이 되기로 결심하고 감방 동기들을 줍줍해 인생 2막 한번 제대로 시작해보려 했는데…….
왜 하필 내가 마음먹자마자 세상이 망하게 생긴 거람!
“……눈떠봐요, 잘생긴 오빠. 그래야 나도 본전 좀 찾지.”
보다 ‘뜯어먹을 거 많은’ 세상을 위하여!
눈물을 머금은 마지막 선행으로 ‘제국의 수호자’ 르비어스 공작을 줍고 꿰매 간신히 목숨을 붙여놨다.
자, 이젠 열심히 제국을 일으켜주기만 하면 되는데…….
세상에. 이 호구는 또 뭐야?
“누가 저를 살려주었는지,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살려놓은 건 난데 남들한테 뜯어먹히겠다니, 어림도 없지.
결국 계획에도 없던 공작부인 자리까지 꿰찬 세이젤의 ‘본전 찾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약속하신 돈만 제때 지불해주신다면 1년간 완벽한 공작부인으로 살아드리지요.”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어차피 이 집안의 모든 것은 부인에게 속한 것을요.”
그런데 이 남자, 듣도 보도 못한 완전히 색다른 스타일의 호구였다.
정중하고, 무한직진에, 집착적이고,
“고, 공작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세요?”
“첫날밤이지 않습니까. 부인.”
……음흉하기까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