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워드 : 현대물, 판타지물, 재회물, 친구>연인, 소유욕/독점욕/질투, 뇌섹남, 능력남, 재벌남, 사이다남, 직진남, 다정남, 유혹남, 절륜남, 상처남, 능력녀, 사이다녀, 직진녀, 다정녀, 상처녀, 걸크러시, 털털녀, 초능력
수십 년 전 찾아온 인류의 멸종 위기.
하늘과 땅이 갈라지고,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사람들을 죽였던 그때,
초능력을 각성시킨 에스퍼(Esper)와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가이드(Guide)가 나타났다.
그리고 S급 에스퍼인 윤태하는
오랜 기간 가이딩을 받지 못한 탓에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게 된 처지이다.
한데 그런 태하의 앞에
한국 최고의 길드를 보유한 CH그룹의
천건영이 나타나 거래를 제안한다.
“가이드로 최선을 다할 테니까 힘을 빌려줬으면 좋겠어요, 윤태하 씨가.”
경쟁사 기업에 입사한 재벌 3세 가이드라니,
그야말로 수상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녀는 당장의 생존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둘의 관계는 의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천건영은 달콤한 미모를 내세워 마음을 뒤흔드는데…….
“손 좀 그만 만져.”
“가이딩 부족이잖아.”
“풀 충전이야.”
“듣는 보조 배터리 서운하게.”
……먼저 비즈니스 하자던 게 누구였더라?
▶잠깐 맛보기
천건영은 컵을 내려놓은 윤태하의 손목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자신 쪽으로 가볍게 끌어당겼다. 무슨 짓이냐고 달싹거리려는 입술을 천건영이 부드럽게 삼켰다. 이윽고 허리에 팔을 두른 그는 자신의 허벅지 위로 그녀를 앉혔다.
잠깐 떨어진 입술 사이로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미의 소리가 나왔다. 도로 막아 버렸지만.
그는 의식적으로 짧은 가이딩을 했다. 그때, 윤태하가 정전기를 느낀 사람처럼 몸을 경직시켰다. 다급하게 가슴을 밀어 낸 그녀가 말했다.
“그거, 하지 마.”
두 사람의 코끝이 아슬아슬하게 스쳤다. 그것마저 유혹적이라 천건영은 가볍게 인상을 썼다.
“방금까지 우리가 하던 게 꽤 많아서. 어떤 걸 하지 말까.”
담담한 말투에 윤태하는 귓불까지 새빨개졌다.
“보기가 필요해?”
그는 친절한 선생님처럼 입술 위에 짧게 입을 맞췄다. 성적인 의미보다는 친애의 뜻이 담긴 듯한 접촉이었다. 그리고 확인받듯이 그녀와 눈을 맞췄다.
“이게 1번.”
다음에는 혀가 입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허리를 손끝으로 쓸며 부드럽게 그녀를 이끌었다. 가이딩의 여파인지 평소보다 윤태하의 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서기 시작했다.
“방금 게 2번.”
윤태하가 젖은 호흡을 갈무리할 새도 없이 그가 두 팔로 그녀를 부서질 듯 껴안으며 깊게 닿아 왔다. 더 이상 보기를 세기 위해 입술을 떼는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