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를 향한 마음이 강렬해질수록
두려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지현은 민혁의 뜨거운 시선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건 부드러운 숨결이 그녀의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처럼 달콤하면서……
동시에 수천 개의 바늘이 온몸에 꽂히는 것처럼 아팠다.
차가운 안경 너머 깊은 시선이
두 시간의 강의 내내 한순간도 그녀를 놓지 않고 있었다.
보지 않아도 온몸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돌려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그에게 시선을 돌려. 얼굴을 봐도 돼.’
악마의 속삭임이 달콤하게 그녀를 유혹했다.
▶ 책 속에서
“난 내년 봄에 결혼해.”
안경 너머 가늘게 뜬 눈동자에 어두운 불꽃이 일렁거렸다.
“오늘 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어.
하지만 나한테도 잘못이 있으니까 너만 탓할 순 없겠지.
다시는 이러지 마.”
“당신, 진짜 거짓말을 못해.”
민혁이 책상에 한 손을 짚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지현은 뒷걸음질을 치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요?”
“믿든 말든 상관없어. 사실이니까!”
“결혼을 할 사람치곤 너무 서툴렀잖아요. 첫 키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요.”
지현의 아랫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민혁은 지현에게 허리를 숙였다. 안경 너머 두 눈이 강한 의지와 뜨거운 감정으로 불꽃처럼 빛났다.
“난 어수룩한 멍청이가 아닙니다. 당신의 키스,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있어.”
“나가!”
지현이 단호하게 문을 가리켰다.
“난 너하고 불장난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어.”
민혁이 허리를 펴고 씩 웃었다.
“말했죠? 난 당신에게 빠져 버렸다고. 그 정도로 물러날 거라면 시작도 안 했어요.”
▶ 이 전자책은 2008년 1월 출간된 SY <사로잡힌 숨결>를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