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비 교주였는데 진짜 성녀가 되어버렸다

과거, 아버지 때문에 사이비 교주 연기를 하고 살았다.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는 줄 알았는데 눈 떠 보니 다음 주에 죽을 운명인 신성 왕국의 엘레느 왕녀에 빙의해 있었다. 그리고 하스테르 제국의 황제와 혼인을 하러 가는 길,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바로 혼인 전, 병자들을 치유해야 한단다. “그… 어디가 아프신가요?” “황후 마마! 온갖 군데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머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노파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하느님, 부처님, 천지신명님! 제발 한 번만 저를 도와주세요!’ 그 순간, 손끝에서 무언가 화하게 퍼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럴 수가! 힘이 넘칩니다, 황후 폐하! 꼭 이십 대로 돌아간 것만 같습니다요!” “오오! 황후 폐하 만세! 황제 폐하 만만세!” 이게… 이게 된다고요? 하지만 기쁨도 잠시, 일주일 후에 죽지 않기 위해 이곳에서 몰래 도망치려고 하는데… “눈.” 눈? “깔아.” 예? 지금 뭐라고 하신…? 웬 수상한 남자와 마주쳐 버렸다. 나,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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