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서단오블리비아테

지아는 하루아침에 약혼자를 잃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난 남지아 씨,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적개심 가득한 싸늘한 눈빛을 하곤, 날카로운 말로 상처 내기 바쁜 그는
더 이상 제가 사랑하던 남자, 류재한이 아니었다.
“상태 회복하고, 회사 복귀하고, 내가 벌인 이 엿 같은 일들 수습하는 기간. 딱 3개월로 하죠.”
“무슨 뜻이에요?”
“그쪽이 내 옆에서 헛꿈 꾸는 시간, 지금부터 3개월 남았단 뜻입니다.”
재한은 예정되어 있던 결혼을 거부하며 그녀에게 단계적 파혼을 제안했다.
3개월. 그 정도 시간이면 손쉽게 모든 게 다 제자리를 찾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완벽했던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재한은 비로소 이 달갑지 않은 예상외의 변수가 온전히 제 통제하에 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같은 여자와 두 번이나 사랑에 빠지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혹시 내가 먼저가 아니라 남지아 씨가 먼접니까?”
“뭐가요?”
“나한테 사심 품었던 거.”
덜컥 말문이 막혔다. 일순 당황한 기색으로 물든 여자의 두 뺨이 붉었다.
“맞구나.”
확신에 찬 재한의 눈매가 번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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