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결혼하십니까?” “응.” 마물의 숲을 과로의 숲으로 만들던 상사가, 결혼을 한단다. 늘 냉철하고, 무뚝뚝하던 카데온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요즘 부부는 신혼여행도 많이 간다더군.” 아나스타샤는 결혼 상대보다 그의 신혼 휴가 일정이 얼마나 길지가 더 궁금했다. 기사단에 여유가 생기겠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자연스레 올라갔다. “다녀오셔야죠. 오실 때까진 혼자 업무 처리하겠습니다.” “경도 신혼여행을 가야 하니까 묻는 거야.” 문제는 결혼 상대가 자신이었다는 거지. 올라간 입꼬리도, 카데온을 보고 있던 눈도 얼어붙었다. 머릿속엔 주마등처럼 기사단에 들어와 고생했던 세월이 스쳐 지나갔다. “결혼하자.” 평온했던 하루의 끝, 아나스타샤는 카데온의 신부로 결혼식에 초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