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부나비

※본 작품은 모두 픽션이며, 범죄와 관련된 묘사(강제적 성관계, 폭력적인 행위, 마약 관련 내용 등)가 포함되어 있으니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접대부터 마약 거래, 살인 청부까지 도맡으며 조직의 개로 살아온 남자, 정현수. 새 고객으로 태화 그룹의 서자이자 소문난 망나니 권무영을 만나게 된다. 그는 첫 만남에서부터 현수에게 알은체해 오며 잊고 있던 과거에 불씨를 던지는데……. “감히 내가.” “…….” “네 인생에 끼어들어도 돼?” ―본문 발췌 “……저 잘합니다. 여태껏 저한테 만족 못 한 분들 한 명도 없고요.” 현수의 말에 무영은 뒤를 돌았다. 그리고 현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마치 본인을 판매하는 것 같은 현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덤덤하기 그지없었다. 정작 상대방의 시선에선 그가 금방이라도 부서져 산산조각이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나약해 보였다. 계속 자신을 바라보며 아무 말 하지 않는 무영을 향해 현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 갔다. “만약 저랑 자고도 만족하지 못하신다면 때려도 좋습니다. 다 맞겠습니다. 목을 조르면서 해도 괜찮고요. 가학적인 성향을 지니신 분들도 계셨었는데 그때마다 두 손 묶고-.” “그만해요.” 무영의 말에도 현수는 굴하지 않았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바닥을 보며 자신의 인생사를 읊듯 건조하게 말을 뱉을 뿐이었다. “하루 종일 해도 좋습니다. 한 번은 또 어떤 분의 별장에서 일주일간 잠자리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그 별장 주인 포함 총 4명을 다 만족시켜 드렸습니다. 입으로 하는 것도 손으로 하는 것도 다 잘해요.” 쉴 새 없이 말을 잇자 무영의 표정은 더더욱 견고하게 굳어져 갔다. 하지만 더 이상 그만하라고 제지하지는 않았다. 왜냐, 건조하게만 느껴졌던 현수의 음성이 점점 축축하게 젖어 들었으니까. “저 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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