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별사탕 클리셰

3년이 지난 지금, 정도혁은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 항상 여유롭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던 남자는 없었다. 작은 카메라 안에 담기던 아름다운 얼굴과, 바다 내음과, 질척하게 남은 사랑의 미련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왜 울어, 현재야?”“…흑, 흐읍, 흐…….”“아, 반지 찾아? 그거 버렸는데.”“…어, 어떻게… 흐, 그런…….”“대신… 이거 줄게. 우리 다시 사귀는 거니까.”새로운 반지였다. 나를 구원하고, 나를 사랑에 이끌었던 그 반지가 아니라… 이 남자의 반지였다. 정도혁은 내 손에 깍지를 끼며 웃었다. 눈을 잔뜩 휘어 웃는 얼굴이 이전과 다름없이 아름다웠다.고개를 돌려 그가 바닥에 내던진 낡은 은반지에게로 시선을 던졌다. 나에겐 값어치를 넘어선 기억의 응집체였다. 하필 기억의 주인에게 내쳐진 불쌍한 것.빛바랜 은반지가 형광등에 초라하게 빛났다.

회차
연재목록
별점
날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