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운은 또다시 소설 속에 빙의되었다. 벌써 세 번째 빙의였다.
엔딩을 보는 법은 단 하나, 주인공이 바라는 것을 들어주고,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를 듣는 것!
[<파국의 이니시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빙의하자마자 날아오는 시퍼런 칼날에 뒈질 뻔했다. 나를 살린 건 다름 아닌 이 소설의 최종 흑막이며 주역 중 1인, 백이강이었다.
"난 죽을 뻔한 너를 살렸고, 넌 그 대가로 나를 위해 일해야할 거야. 그게 뭐든."
"그러지 뭐."
별생각 없이 가볍게 대답한 이날을, 나는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청도운, 나랑 결혼하자."
"싫……"
"좋다고 해. 죽고 싶지 않으면."
가까이에서 나를 향해 번득이는 흉흉한 자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살벌하게 빛났다.
아, 결혼 엔딩은 진짜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