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시대물, 판타지물, 전쟁물, 회귀물, 강공, 미인공, 야망공, 강수, 후회수, 검사수, 왕자공, 리버스, 이공일수
『부서진 룩의 반격』
“네가 필요하다, 달빛검.”
달콤한 말에 나는 그레이의 것이 되었다.
그레이가 필요하다기에 왕이 내린 칼로 왕국을 쪼갰다.
그레이가 원하기에 스승에게 배운 검으로 스승을 겨누었다.
선봉을 이끌어 아리베스 왕가를 쳤고, 무수한 사람을 죽였다.
변절자, 학살자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내 관심은 오로지 발론 후작을 새로운 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야 나는 깨달았다.
‘훌륭하다, 엔슬리 메이킨. 좆같은 인생을 살았구나.’
그레이를 도망치게 하고자 국왕군을 유인해서 낭떠러지로 떨어진 엔슬리.
그러나 깨어나 보니 열여섯, 아직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시절로 돌아왔다.
다시는 이복형 그레이 질라라드에게 이용당하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과거에는 차갑기만 하던 그레이의 태도가 어딘가 달라졌다.
“내 마음이 변했다면 믿겠니?”
“뭐?”
“말을 잘 못 알아듣는구나, 엔시.
난 널 갖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