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배드 아일랜드

※본 소설은 다소 강압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호불호가 나뉘는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무인도의 건물에 감금된 이수. 가진 게 없다. 기억도 없다. 없는 것만 잔뜩. 비행기 추락 사고로 무인도에 떠밀려온 생존자 중, 한 명에게 구조되었다. 헤이든 와이트. 영국의 젊은 신사. 보안 회사 대표. 그를 만난 건 축복일지 모른다. 악랄한 범죄자에게서 벗어날 기회. 새 삶을 살아갈 기회를 주겠다고 그의 눈이, 입술이, 온몸이 속삭였다. *** “나는 내 이름도, 나이도 몰라요. 어떤 위험에 빠진 건지도 잘 몰라서 남자랑 넋 놓고 오붓하게 지내기에는 고민이 많아요.” 이수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나와 엮이면 헤이든 씨도 위험해질지 모른다는 뜻이에요.” 바다에서 미온의 바람이 불어왔다. 모래가 날리기 시작하자 헤이든이 셔츠로 이수의 얼굴을 가려 주며 대답했다. “그럼 보수를 올릴게. 몸으로 갚으라는 뜻은 아니니 안심하고.” 일상적인 그와는 달리 이수는 좀처럼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다. 장성한 몸을 스스로 달래며 신음했던 어젯밤의 그가 눈앞에 스쳤기 때문이다. 그의 푸른 눈이 이수를 선명히 바라봤다. “더러운 짐승 보듯 보네.” 이수는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버벅거렸다. 그 순간 이어 들려온 물음이 숨통을 격렬히 쥐어짰다. “자는 척하면서 흥분시킨 게 누군데?” 어젯밤 모든 걸 지켜봤다는 걸 그가 알고 있던 것이다. 일러스트: 몬스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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