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끝나가는 12월 18일, 나는 수능을 말아먹고 버퍼로 각성했다.
처음엔 그저 재수가 싫어 선택한 헌터의 길이었다.
게다가 버퍼라니. 잘만 하면 뒤에서 안전하게 꿀 빨며 고액 연봉을 챙길 수 있는 직업이 아닌가.
하지만 인생은 예상했던 것처럼 흘러가 주지 않는다.
[스킬 <희망의 찬가>의 숙련도가 오릅니다.]
“뭐?”
시스템 알림을 확인한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희망의 찬가 숙련도는 이미 상급에 도달했을 텐데?
이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이 모든 게 시작에 불과한 일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