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유진은 거대 제약회사의 임원이자 유서 깊은 명문가의 후계자로서,
유일한 본처 태생인 그녀가 가문을 물려받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개발해오는 자식에게 가문을 물려주겠다고 공언한다.
그리고 후계 전쟁이 시작되었다.
“혹시 아르바이트, 구하세요?”
때맞춰 유진 앞에 나타난 수상한 아르바이트생, 김영수.
수상쩍음에도 불구하고 유진은 영수를 입주고용인으로 고용하는데,
생각보다 귀여운 그가 불쑥 마음에 들어오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반면 영수라는 가명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찾아 들어온
히샤 역시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최종 보스 대신 그 딸이 성을 지키고 있는데, 하필 그 딸이 너무 예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아주 위험한 자들이 바이러스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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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지게 해줘.”
“ㄴ…… 네?”
되묻는 히샤의 목소리가 꺾였다.
2부
하현은 어른들의 간섭이 귀찮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귀찮은 건, 멀리 있는 부모를 대신해 그녀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육백 살짜리 여장 남자 뱀파이어 셀레나였다.
그런데 우연히 하현은 셀레나의 본래 남자 모습을 보게 되고, 그가 가면을 쓰고 사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 사람 눈을 봐요. 어디가 여자 눈인지.”
두꺼운 화장 뒤에 숨어있는, 조선의 갑사 ‘추시우’를 마주하고 나서야 하현은 알 수 있었다. 육백 년 전에 시작된 뿌리 깊은 악연과 오래전부터 그들을 노려온 자들의 정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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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해줘.”
하현은 눈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우리도 노력했잖아. 참아보려고.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