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밖은 너무 추우니까(Baby, It’s Cold Outside)

“너 알지? 옛날부터 내 로망.” 미도는 오래전부터 운명적인 사랑을 꿈꿔왔다. 예를 들어, 여행지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서로 첫눈에 반한다든가. 크리스마스이브. 충동적으로 탄 뉴욕행 비행기에서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은 남자를 만난다. “그냥 자꾸 눈이 가네요.” ‘아기 예수님,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났다! 큰 키에 너른 어깨,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와 소름 돋는 슈트발. 심지어 쌍꺼풀이 짝짝이인 것까지 이상형 그 자체인 남자. “완벽해.” “니가 남자보고 완벽하다고 했던 게 한… 백만스물한 번째 아닌가?” 친구 시현의 타박에도 꿈과 소망을 향해 달려가던 미도, 그런데 완벽할 줄만 알았던 크리스마스가 어쩐지 점점 이상해진다? * 모든 감각이 어느 순간 마비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아득하게, 두려울 정도로. “좋아….” “뭐?” 격렬하던 움직임이 우뚝 멎었다. 나는 내가 무슨 소리를 냈는지도 몰랐다. 그저 열에 들떠 흐릿한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의 단단한 이마에 선 핏줄이, 사리문 입술이, 무엇보다 곧 울 것만 같이 짙게 가라앉은 눈동자에 마음이 서걱인다. “다시.” “으응…?” “다시,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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