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은 전남편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에 들른 호텔 바에서 낯선 남자를 만난다.
그의 외모에 계속해서 눈길이 가고 결국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왜 그렇게 봅니까.”
“잘생겨서요.”
“자자는 말을 곱게도 하네.”
승조의 적극적인 태도에 수연은 당황하지만
처음 만난 이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잘생긴 남자랑 자 봤어요?”
“…….”
“궁금하면 올라와요.”
처음 본 남자와 이래도 되는 걸까.
고민하던 수연은 마음이 향하는 대로 따르게 되고,
복잡하게 꼬인 인연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마는데….
***
“또 보면, 연애하기로 하지 않았나?”
“그건…….”
“밥 먹고 차 마시고 잠도 자고. 합시다, 다.”
“아니요, 저는…….”
그가 불쑥 고개를 들이밀었다. 순간 말을 멈춘 수연은 다급히 손을 뒤로 뻗어 서랍장을 움켜쥐었다.
“저는?”
그가 한 걸음 다가와 거리를 좁혔다.
“그러니까, 이렇게 마주칠 줄 몰랐습니다. 송 교수님 아드님인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 언제든 고객으로 오시는 건 괜찮습니다, 그 이상의 만남은…….”
비스듬히 내려온 시선이 너무나도 뜨거워 저절로 입술이 다물렸다.
“왜 말을 하다가 말아.”
혼잣말인 듯 아닌 말에 수연은 얼른 대답했다.
“어려울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 승조가 웃음기를 지웠다.
“다음에 밥 먹읍시다.”
“네?”
그러니까, 대화는 원점이었다. 황당함을 감출 길이 없는 수연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낮추어 웃음을 웃은 승조가 수연의 손을 잡아 앞으로 당겼다.
“다음엔 뭘 흘리고 갈지 생각해 봐요. 먹고 싶은 것도 생각해놓고.”
그녀의 손 위로 핸드폰을 쥐여준 승조는 놓아줄 듯 손목을 거세게 잡아 휙, 당겼다. 수연이 힘없이 끌려와 그의 앞에 섰다. 승조는 살며시 고개를 내리곤 그녀의 목을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아.”
깜짝 놀란 수연이 황급히 손을 들어 목을 가렸다. 그는 눈을 맞추고서 피식 웃었다.
“영역 표시.”
“네?”
“유수연 씨는 이제 나만 만나야 해. 다른 놈 만나면 큰일 나.”